건강칼럼

홈으로_ 커뮤니티_ 건강칼럼

제목

"콩팥 망가지면 심장도 위험"...전문의가 전하는 건강 수칙 4가지는?

image

심장과 콩팥은 각각 혈액을 내보내고 정화하는 역할을 맡지만, 사실상 '한 몸처럼' 움직이는 장기다. 콩팥이 제 기능을 못하면 심장이 과부하를 받고, 반대로 심장이 약해지면 콩팥의 여과 기능이 떨어진다. 특히 고혈압이나 당뇨처럼 혈관에 부담을 주는 질환은 심장과 콩팥을 동시에 손상시킬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이번 기사에서는 내과 전문의 한승규 원장(강동한내과)과 함께 심장과 콩팥이 서로 어떤 영향을 주고받는지, 그리고 두 기관을 함께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한 생활습관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심장과 콩팥은 서로 어떤 역할을 하며, 왜 함께 움직인다고 하나요?
심장은 혈액을 온몸으로 내보내는 펌프 역할을, 콩팥은 그 혈액에서 노폐물을 걸러내 정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둘은 같은 '혈관 시스템' 안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매우 긴밀하게 연결돼 있습니다.

심장은 깨끗한 물(혈액)을 각 부위로 보내주는 펌프이고, 콩팥은 그 물을 여과해 다시 쓸 수 있게 만드는 정수 장치입니다. 심장은 하루 약 10만 번 뛰며 하루 2만 리터 이상의 혈액을 내보내는데, 이 중 약 25%가 콩팥으로 갑니다. 그만큼 두 기관은 물리적으로나 기능적으로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집니다.

콩팥 기능이 나빠지면 심장에도 영향을 주나요?
그렇습니다. 콩팥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심장에 직접적인 부담이 생깁니다. 노폐물이 제대로 걸러지지 않아 혈액 속에 불순물이 쌓이면 심장은 더 강한 압력으로 피를 보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 여과 기능이 떨어져 혈액 순환에 저항이 커지면 펌프 역할을 하는 심장도 과부하를 받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콩팥 질환이 있는 사람은 심부전, 부정맥, 허혈성 심장질환 같은 합병증 위험이 높습니다.

투석을 받는 신부전 환자들이 심장질환을 함께 앓는 이유도 이런 연관 때문인가요?
맞습니다. 투석을 받을 정도라면 이미 콩팥뿐 아니라 혈관, 신경, 심장 등 다른 기관도 손상된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당뇨병이 투석의 가장 큰 원인인데, 당뇨는 혈관을 손상시켜 심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콩팥은 투석으로 어느 정도 대체가 가능하지만, 심장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서 투석 환자에게서 심부전이나 심장 질환이 동반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반대로 심장이 약해지면 콩팥도 영향을 받을까요?
네. 심장이 약해지면 혈액을 충분히 내보내지 못해 콩팥으로 가는 혈류량이 줄어듭니다. 그 결과 콩팥이 피를 제대로 여과하지 못하게 되고, 체내 노폐물이 쌓여 악순환이 시작됩니다. 즉, 한쪽이 약해지면 다른 쪽도 쉽게 영향을 받는 구조입니다.

심장과 콩팥 중 하나가 나쁘면 반드시 함께 치료해야 하나요?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닙니다. 몸의 장기들은 서로 도와가며 균형을 맞추기 때문에, 하나가 손상돼도 나머지가 보완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많거나 다른 만성질환이 있으면 그 균형이 깨져, 한쪽의 손상이 다른 쪽으로 쉽게 번집니다. 그래서 심장이나 콩팥 중 한 곳에 이상이 있다면 두 장기 모두 함께 점검하고 관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두 장기를 건강하게 지키려면 어떤 생활습관이 도움이 될까요?
특별한 비법보다 기본적인 생활습관이 가장 중요합니다. 무언가를 더 하려는 노력보다 덜 하려는 노력이 오히려 효과적입니다.

첫째, 짜게 먹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트륨 섭취가 많으면 혈압이 올라가 심장과 콩팥에 모두 부담을 주게 됩니다.
둘째, 적당한 운동은 심장의 펌프 기능을 강화하고 혈류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셋째, 금연과 절주를 실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넷째, 배달 음식이나 가공식품을 줄이면 불필요한 염분과 첨가물을 줄일 수 있어 장기 건강에 이롭습니다.

의학적으로 보면 "엄마가 혼낼 것 같은 식습관을 하지 않으면 된다"는 말이 가장 정확합니다.

고혈압·당뇨가 있으면 특히 심장과 콩팥을 조심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고혈압은 혈관 내 압력을 높여 심장과 콩팥 모두에 지속적인 손상을 줍니다. 혈관이 좁아지거나 딱딱해지면 펌프 역할을 하는 심장은 더 강하게 일을 해야 하고, 그 압력은 결국 콩팥의 여과 기능을 떨어뜨립니다. 당뇨 역시 혈관벽을 약하게 만들어 두 장기의 기능 저하를 촉진합니다. 그래서 혈압과 혈당을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곧 심장과 콩팥을 지키는 길입니다.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미리 검사를 받아야 할까요?
네. 심장과 콩팥 질환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건강검진에서 이상 수치가 보이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소변 검사만으로도 위험 신호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괜찮겠지" 하며 미루는 것보다, 아무 일 없을 때 병원에 가는 것이 오히려 가장 좋은 예방입니다. 또한 가족 중에 심장질환이나 콩팥병, 또는 만성질환이 있을 경우 미리 신경 쓰고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기획 = 김수현 건강전문 아나운서